과도한 채무로 고통받는 개인을 위해 법원이 채무 재조정해주는 ‘개인회생’ 제도
일정한 소득과 총 채무액이 법정 한도 이내라면 신청 가능, 3~5년간 일정 금액을 변제시 나머지 빚 탕감
2026년부터 ‘마이데이터’를 통해 복잡한 서류를 한 번에 제출, 신청 절차 간소화 예정

‘폰테크’ 등 신종 사기까지 기승을 부리며 감당 불가능한 빚의 늪에 빠지는 서민들이 늘어나자, 법원의 채무조정 제도인 ‘개인회생’이 최후의 안전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인회생은 성실하지만 불운하게 과도한 채무를 지게 된 개인 채무자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로, 법원의 관리 하에 3~5년간 꾸준히 빚의 일부를 갚으면 나머지 채무를 면책받아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설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최근 금융위원회가 복잡했던 신청 서류 제출 절차를 ‘마이데이터’로 간소화한다고 발표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채무자들이 이전보다 쉽게 재기를 모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개인회생 제도를 신청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자격 요건은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소득’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근로소득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일용직 근로자 등 소득의 형태와 관계없이 장래에 꾸준한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채무 총액에는 한도가 정해져 있다. 무담보 채무는 10억 원 이하, 담보부 채무는 15억 원 이하여야 하며, 총 채무액이 25억 원을 초과하면 개인회생 절차를 이용할 수 없다.

개인회생은 채무자의 소득에서 법으로 정한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가용소득)을 전부 빚 갚는 데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때문에 신청자의 소득이 최저생계비보다 적으면 변제할 금액이 없어 신청이 어렵다.
2024년 기준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는 약 133만 원으로, 최소한 이 금액 이상의 월 소득이 있어야 개인회생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2인 가구의 경우는 월 220만 원 이상의 소득이 필요하다.
그동안 개인회생 신청의 가장 큰 걸림돌은 복잡하고 번거로운 서류 준비 과정이었다. 개인이 여러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기관을 직접 방문해 일일이 부채증명서를 발급받아 법원에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26년 상반기부터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활용,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진 본인의 부채 정보를 한 번에 불러와 법원에 제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는 몸과 마음이 지친 채무자들이 서류 준비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보다 신속하게 채무 조정 절차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개인회생 절차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단계는 ‘변제계획안’ 작성이다. 변제계획안이란, 법원에서 인정하는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월 가용소득 전부를 투입해 3년에서 최장 5년간 어떻게 빚을 갚아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서를 말한다.
법률사무소 율생의 천찬희 변호사는 “현재 재산 상황 및 소득을 고려해서 3~5년 동안 어떻게 변제해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으면서 실제로 꾸준한 변제가 가능한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계획안이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만 본격적인 채무 조정이 시작된다.
변제계획안에 따라 정해진 기간 동안 성실하게 변제를 완료하면, 법원은 남은 채무 전액에 대해 ‘면책’ 결정을 내린다.
면책 결정을 받으면 빚 독촉에서 완전히 해방될 뿐만 아니라, 신용불량정보가 삭제되고 은행 거래 등 정상적인 금융 생활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개인회생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재산을 숨기거나 소득을 허위로 신고하는 등 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 절차가 폐지될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과도한 빚은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는 무서운 족쇄다. 매일같이 빚 독촉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경제생활이 불가능한 채무자에게 개인회생 제도는 사회가 제공하는 마지막 동아줄과 같다. 채무자가 자신의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빚을 갚아나갈 기회를 줌으로써, 극단적인 선택을 막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빚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절망하기보다 국가가 마련한 개인회생이라는 법적 구제 절차를 적극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마이데이터 도입으로 신청 절차까지 간소화되는 만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실현 가능한 변제 계획을 세운다면, 지긋지긋한 빚의 굴레를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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